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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SKB

SKB를 5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었고 그중에 2년은 약정 없이 쓴 것 같다. 그 전에는 KT를 사용했었고. 약정을 걸지 않고 사용했던 건 언제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려는 목적이 컸다. 그런데 그 기간이 2년을 넘어가다니... TMI로 말하자면 이전에 사용하던 KT에서 (현재의) SKB로 올 때 스트레스가 아주 많았다. KT 서비스에 질색도 했었고. 결과적으로 아마 나는 KT 블랙리스트로 등재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지금 거주 중인 곳은 SKB 인터넷 회선이 100MB로 들어오는데 다른 통신사도 같을 줄 알았다. 아니 요즘 세상에 100MB 회선이라니!! 더욱이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인데 여기 들어오는 SKB 회선은 비대칭형이라고 하더라. 비대칭? 무슨 말인고 하니 업로드와 다운로드 속도가 같지 않다는 의미이다. 다운로드 속도에 비해 업로드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대용량 파일을 인터넷에 올린다거나 (인터넷) 방송을 하게 되면 문제가 여지없이 드러날 수 있다(대용량이라고 표현하기도 부끄럽다. 그냥 수백 메가 정도로도 문제가 발생한다). 인터넷이라는 게 (대부분) 핑이 갔으면 퐁이 오는 구조다 보니(inbound와 outbound 트래픽의 조화) 업로드가 허용되는 구간 이상의 속도를 즐기기란 어렵다. OTT처럼 대부분 다운로드 트래픽을 사용하는 곳도 물론 있지만 그건 일반적인 애플리케이션 동작이 아니니까. 더욱이 가정집에 100MB를 식구들이 나눠 쓴다면... QoS를 통해 대역폭을 나눠 쓰지 않으면 누군가의 트래픽 점유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아니 근데 집에서 그런 것까지 신경 써가면서 인터넷을 써야 돼? IT 강국에서? 이건 말도 안 된다. 

아무튼, 인터넷 업체 변경을 마음먹고 KT와 LGU+에서 상담을 받아봤더니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 거주 중인 곳의 SKB는 비대칭 회선이다
    • 상담할 때 알게 된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고객한테 "비대칭"인 경우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겠지. 특히나 대부분의 경우 고객이 그런 걸 알 필요도 없고.
    • 모든 SKB가 비대칭은 아니다. 지역/동네/건물에 따라 다르다
  • KT와 LGU+는 같은 망을 사용하고 있다. 이건 여기 지역만 그런 건지 이 나라 전체가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
  • KT, LGU+ 둘 다 500MB 회선 이상까지 들어온단다
  • KT는 (거주 중인 장소에) 대칭형으로 회선이 들어간다
  • LGU+ 셋톱 박스는 플레이스토어를 지원하지 않는다
  • KT 셋톱도 플레이스토어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공식 채널 상담사가 이야기한다
    • 여기서 공식 채널은 114. 상담사 말로는 발열 등의 이유로 플레이스토어 지원하는 셋톱을 생산하던 업체들이 다 손을 놨다나 뭐라나. 아무튼 더 이상 기기가 나오지 않는단다
    • 다른 채널(114가 아닌)로 확인해보니 최신 모델에서도 지원한단다 (응?) 114 상담사가 잘못 알고 있던 건가?
  • 공식 채널 상담사 말로는 "여기가 공식 채널이므로 더 나은 사은품 혜택은 다른 곳에 없다"라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식 채널을 신뢰하니까 기본 혜택만 제공하는 듯. 5월의 달 막바지라서 싸게 해 드린다거나, 퇴근시간 직전에 전화 주셔서 이번만 N% 할인을 해드린다거나.. 근데 그렇게 제안하는 사은품 내용이 다른 곳 대비해서 별다른 매리트가 없다.

해지 상담을 해보니 이건 해지방어도 없다. 해지하는 사유가 (거주지에서) 인터넷 속도가 안 나와 서니까. 더욱이 핑 빠지는 것 때문에 여러 차례 전화했던 내역도 확인되고. 이것저것 기본정보 전달하고 빠르게 해지됐다. 신선했던 건 모뎀 등 수거하러 기사님이 방문하는 게 아니라 사용하던 모뎀, 셋톱 등을 박스에 포장해서 문 밖에 내놓으면 우체국 택배로 가져간단다. 세상 좋아졌네.

헬로 KT

아무튼 각설하고 KT 500MB를 선택했다. 스마트 TV가 아니다 보니 그동안 애플 TV를 통해서 핸드폰을 미러링 해서 웨이브, 티빙을 시청했었는데 이제 애플 TV가 필요 없게 됐다. 벤치비를 통해 5G 무선 속도를 측정해보니 기존보다 3~5배 이상 빨라졌다. 5G 특성 때문에 공유기로부터 거리가 멀어지면(공간이 분리되면) 속도가 떨어지긴 하지만 그것도 이전에 비해서 훨씬 빨라진 상태다.

벤치비 측정 결과. 테스트한 iPhone 7+가 (기기가 오래되서) 요즘 네트워크 성능이 많이 떨어진걸 감안하면 상당히 괜찮은 결과다

그동안 SKB를 사용하면서 핑이 빠지거나 화상회의를 할 때 트래픽이 밀렸다가 들어오는 등(회의 참석자들이 갑자기 래퍼가 된다) 아주 많이 고통받았었는데 이제 좀 나아지려나? 기대 중이다.

가입처

인터넷을 공식 채널이 아닌 곳에서 가입한 건 처음인 듯. 100메가를 통해서 가입했는데 당연히 공식 채널보다는 사은품이 좋다. 그렇다고 여기저기 재봤을 때 혜택이 더 좋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지만 대체로 만족스럽다. 혜택은 뽐뿌에서 검색해서 나오는 아무 업체나 선택했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뭐 악착같이 여기저기 더 알아보거나 (협상을?!) 했으면 더 나은 혜택으로 신규 가입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시간이 아깝다. 내 시간은 소중하니까 그 시간에 다른 일을 보는 게 낫다. 아무튼, 100메가 홈페이지를 둘러보고 상담사와 상담을 해보니 신뢰가 갔다. 큰 이변이 없으면 재약정도 여기서 하지 않을까?

나아진 점 정리

  • (쾌적한) 인터넷 속도. 모든 상황에서 KT가 SKB보다 낫다는 건 아니다. 다만, 지역/건물에 따라서 더 좋은 상품은 본인이 찾아야 할 듯.
  • 셋톱에서 플레이스토어 지원
  • 리모컨 버튼 누르지 않고도 "지니 야~" 부르면 음성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건 다른 셋톱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편하다. 특히 아이가 잘 가지고 논다

마무리

위약금 BEP 시점마다 인터넷을 옮기는 게 최고라는 글이 제법 많은데 나는 그런 거 잘 모르겠다. 이런 거 한번 바꿀 때마다 신경 써야 하는 걸 비용으로 환산하면 손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하지만 이번처럼 100MB -> 500MB로 바뀌는 상황이라면 그동안 왜 미뤄왔나 싶다. 진작에 바꿨어야 했는데 귀차니즘이 귀차니즘 했다. 내가 좀 더 현명한 사람이었다면 코로나 상황에 본격적으로 재택근무가 시행될 때 바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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