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책 제목이 오글거리지만 내용은 아주 훌륭하다

 

향후 10년 이상 업계에 표준처럼 추천될 괴물 같은 번역서가 한빛미디어에서 나왔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구글 엔지니어는 이렇게 일한다 (Software Engineering at Google)". 이 책의 유일한 오점은 제목이 아닐까 싶지만 (번역된 제목이 꽤나 오글거린다) 안에 내용을 읽고 나면 묘하게 설득됩니다. 이 책은 제목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구글의 다양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문화를 담고 있습니다. 


 

먼저 아래 목차를 살펴보면 책을 이해하는데 한층 도움이 될 겁니다.

# PART I 전제
1.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란?

# PART II 문화
2. 팀워크 이끌어내기
3. 지식 공유
4. 공정 사회를 위한 엔지니어링
5. 팀 이끌기
6. 성장하는 조직 이끌기
7. 엔지니어링 생산성 측정하기

# PART III 프로세스
8. 스타일 가이드와 규칙
9. 코드 리뷰
10. 문서자료
11. 테스트 개요
12. 단위 테스트
13. 테스트 대역
14. 더 큰 테스트
15. 폐기

# PART IV 도구
16. 버전 관리와 브랜치 관리
17. Code Search
18. 빌드 시스템과 빌드 철학
19. Critique: 구글의 코드 리뷰 도구
20. 정적 분석
21. 의존성 관리
22. 대규모 변경
23. 지속적 통합
24. 지속적 배포
25. 서비스형 컴퓨트

목차에 보이는 것처럼 구글이라는 회사의 다양한 면모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혹시 "구글"이라는 키워드에 거부감이 든다면 그냥 IT 업계의 공룡 기업으로 바꿔서 읽어도 무관합니다. 어차피 이 책을 보는 사람은 단순히 구글의 업무를 엿본다기보다는 글로벌에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기업의 문화를 배우고 익히고 싶을 테니까요.

PART II 문화 쪽에서 Googliness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구글은", "구글에서는"과 같은 표현은 책 전반에 걸쳐 자주 사용됩니다. 마치 조직 안에 깊숙한 곳에서 함께하고 있는 느낌에 빠져듭니다. 그만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이렇게 잘해요" 뿐만 아니라 실패했던 경험도 아주 많이 담겨있습니다. 어떤 정책이나 방향, 문화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특히 팀 리드의 역할이 아주 잘 정리되어 있어서 많은 참고가 됐습니다. 개발 7년차, 매니저 1일차 , 실리콘밸리 리더십 이후로 다시 또 자극을 받았네요. 내용이 끝날까 봐 걱정하면서 책장을 넘긴 건 오랜만인데요. 그만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단원이 끝날 때 핵심 정리를 통해 깔끔한 문장으로 정리합니다.

 

PART III, PART IV는 기술적인 내용을 다룹니다. 하지만 어렵지 않습니다. 기술적인 내용이라고 해봐야 엔지니어가 이미 (좋든 나쁘든) 어떤 식으로든 경험했을 내용입니다. 브랜치, 빌드, 의존성 같은 용어를 모르는 사람이 애초에 이 책을 집어 들었을 확률은 아주 낮으니까요. 아, PART III의 경우 테스트 코드를 다루다 보니 개발 언어가 일부 들어가긴 하지만 이것도 이 책을 선택하는데 큰 문제가 안될 겁니다.

이 책이 아주 마음에 드는 이유는 직/간접적으로 경험을 했거나 여기저기서 습득해서 넌지시 알고 있던 지식들이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브라우저에서 "개발 문화"를 검색하면 아주 다양한 글이 쏟아지는데 그중에 보석 같은 글도 많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여러 글의 내용을 읽다 보면 반복적인 내용이 많습니다. 한편 노이즈도 분명 많을 거고요 (여기서 노이즈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에 좋지 않은 글입니다). 아무튼, 이 책에 모조리 정리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글을 읽고 접하는 건 아주 좋은 방향이지만 가능하다면 이 책을 먼저 읽으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식탁에서 아주 맛있는 메인 요리 역할을 해줄 테니까요.

책의 내용 중에 특히 좋았던 부분을 인용하자면 “빠르게 실패하고 반복”하라는 말이 나옵니다. 매사에 실패하지 않는다면(성공만 한다면) 혁신을 시도하지 않는 거라고 하죠. 물론 매번 실패하면 그건 아주 큰 문제겠죠?(웃음)

꼭 "구글은 이렇더라"로 읽지 않아도 됩니다. 가상의 글로벌 검색 회사라고 생각해도 됩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구글"이라는 단어를 빼고 읽어도 아주 재밌게 읽을 수 있다는 거죠.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구글"로 한정 짓게 되면 이 책의 수명이 짧아질까 우려스럽기 때문입니다. (아주 낮은 확률이지만) 구글보다 더 큰 검색회사가 등장했을 때 이 책의 존재가치가 낮아지지 않을까 하는. 그만큼 이 책이 오래도록 우리 곁에 머물렀으면 좋겠습니다. 신입사원부터 팀 리드, 나아가 CTO 이상까지 누가 읽어도 좋을 책입니다. 이 책이 IT 업계 문화에 일조하기를 바랍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개발팀을 빌딩 하는 스타트업의 바이블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

 

# 주의하세요!

책을 읽고 재직하는 회사에 뭔가 변화(혹은 제언)를 주려는 마음이 들더라도 급발진하지 말고 참을성을 가지세요. 문화라는 건 한 순간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니까 천천히 움직일 필요가 있습니다. 책 한 권만 읽은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걸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잖아요? 그럼에도 (감히) 이 책을 보시는 모든 분들이 좋은 문화를 갖춘 회사에서 근무하시길 바랍니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