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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tHub 일일커밋 회고
2016년 10월부터 현재 3월까지 진행한 일일커밋에 대한 내용을 회고한다.
우선 커밋(commit)이란 소스코드나 기타 특정 파일을 서버에 업로드하고 기록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기록을 통해 소스에 대한 이력관리를 하거나 통계를 내는 등 다양한 추적행위가 가능하다. 자신의 저장 공간 뿐만 아니라 타인의 공간에 있는 파일에 대해 수정(지적이나 방향 제시)요청을 하는 행위도 가능한데 이것을 통상 오픈소스에 "기여"한다고 표현한다.
비전공자를 위해 오픈소스 기여"를 다른 것으로 비유하자면, 누군가 종이학 접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고 많은 사람들이 해당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고 가정했을 때 내가 학의 날개를 더 쉽게 접을 수 있는 기발한 방법을 제시하거나 동영상을 직접 편집해서 원작자한테 보내는 행위다. 그럼 원작자는 내 제의를 받아서 동영상을 편집하거나 내가 보낸 동영상으로 기존동영상을 대체할 수 있다. 물론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어"라고 기각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한편 내가 일일커밋을 시작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 번째로는 업무 이외에 무언가에 투자하는 시간에 대한 기록이 필요했다. 개인적으로 이것저것 하고 있지만 소스코드를 다루다 보니 관리가 되지 않는 것이 많았고 리펙토링에 대한 형상이 관리되어야 했다. 그러한 이유로 블로그는 한계가 존재했다.
두 번째로는 공부한 내용에 대한 것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했다. 소스코드나 무언가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고 피드백을 받기에 GitHub은 상당히 좋은 기능을 여럿 지원해준다. 특정 라인 단위로 피드백이 가능하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이러한 목표와 필요성 때문에 작년 10월 쯤 1년을 목표로 일일 커밋을 시작했다. 음.. 결과적으로 말하면 확실히 실패했다. 초기에는 열정적인 것도 있었고 환경도 뒷받침이 되었지만 매일 같이 진행을 한다는 것이 녹록치만은 않았다.
우선 회사 업무라는 것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적인 시간을 매일 투자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항상 동일한 시간에 개인적인 공부를 해왔지만 바쁜 시즌에는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만 했다. 그리고 출퇴근 거리나 기타 이유로 집에서는 개발 및 작업을 하는데 많은 제약이 있었다. 취침시간을 줄여볼까도 생각했지만 여기서 잠을 더 줄였다가는 일상 생활이 되지 않을 것이다.
여튼 그렇다보니 어떻게든 일일커밋을 하기 위해 간단한 줄바꿈이라던지 단어 조합을 변경해서 커밋하는 등 꼼수를 부리기 시작했다. 또한 커밋하지 못하고 넘어간 날은 날짜를 조작해서 커밋을 다시 진행하기도 했다. 꼼수가 잦아지다보니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초기 목적을 상실하고 산으로 가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분이랄까. 좋은 목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다는 생각에 치닫게 되어 약 5~6개월 간의 일일 커밋을 중단하고 자유로워지고자 마음 먹었다.
마음을 비우고 깃헙도 비우다보니 몸이 한결 가볍다. 손오공이 나메크성에서 기뉴와의 싸움 후 메디컬 머신에서 회복하고 나왔을 때 상쾌한 공기를 들이키는. 그런 기분이다.
혹시 주변에 누군가 일일커밋을 시작하고자 한다면 분명한 목적과 충분한 여유를 갖으라고 권하고 싶다. 이건 자칫 스스로와의 싸움이 되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굳이 스스로를 갉을 필요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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