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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를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바꾸는 방법, 데이터 스토리

한빛미디어에서 발간된 데이터 스토리는 구성이 굉장히 재미있다. 짤막짤막하게 데이터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고 여러 가지 상황에서 제안서나 보고, 발표에 쓰이는 다양한 기법이 잘 풀어져서 스토리를 이루고 있다. 책 제목이 내용과 제법 잘 어울린다. 각 챕터가 짧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빠르게 읽을 수 있고 중간에 잠시 책을 덮어 두더라도 전혀 부담이 없다. 챕터 구분도 깔끔해서 언제든 필요한 부분을 되짚어볼 수 있다. 책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인 본인도 2-3시간 만에 전체를 빠르게 완독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적절한 위치에 등장하는 차트, 다이어그램은 읽는 재미를 더 해준다.

발표를 위한 장표를 만들 때 보통은 글자를 최대한 빼고 숫자, 그림을 많이 보여 주는 게 좋은 발표라고 이야기를 한다. 장표에 등장하는 빼곡한 글자는 청중이 발표자의 말을 들을 시간을 빼앗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른 각도에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아래 내용을 보자. 청중의 5%만이 통계 자료를 기억한 반면에 63%가 "이야기"를 기억했다고 한다. 당연히 프레젠테이션에 빼곡히 들어서 있는 글자가 중요하다는 게 아니다. 청중에게 전달되는 "이야기"의 중요하다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다.

청중은 "이야기"를 기억한다



한편, 수학자 존 튜키는 이런 말을 했단다.

대략적인 문제에 대해 정확한 답을 내기보다 올바른 문제에 대해 대략적인 답을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너무 당연한 내용이라 우리도 익히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어떤 현상에 대해서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면 이상한 결론이 나온다. 반면 문제만 정확하게 이해했다면 보통은 올바른 답이 나온다. 그에 대한 이야기다. 데이터 기반한 장표를 만들 때는 기승전결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를 올바르게 정의하는 것부터 접근해야 한다.

발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중에 하나는 청중을 파악하는 것이다. 동료를 설득하는 상황인지, 관리자 혹은 경영자를 설득하는 상황인지에 따라서 데이터로 어떻게 상대방과 소통할지 바뀌게 된다. 때로는 예상되는 모든 질문에 대비해야 한다. 이런 모든 상황에 대한 설명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성공한 제안의 패턴 이해하기"라는 파트를 보면 굉장히 재미있는데 동사, 접속사, 형용사, 부사, 감탄사를 어떤 식으로 활용하면 좋은지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또한 표로 깔끔하게 정리된 게 확실히 한눈에 잘 들어오는데 이 책에서 그 방법을 소개한다. 아마 중요한 제안서를 써야 하는 상황이 오면 이 책을 펼쳐보고 많은 도움을 받지 않을까 생각된다.

제안서 같은 글을 쓸 때 "왜" 라는 말에 답을 하면 설득력이 강화된다. 이걸 "왜" 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자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문제나 기회의 근본적인 원인 분석을 할 때도 이 과정은 중요하다.

심지어 각 슬라이드에 요점을 어떤 식으로 전달하는 게 좋은지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아래처럼 “무엇을-왜-어떻게” 모델을 사용해서 말이다

"무엇을-왜-어떻게"



책을 중간쯤 읽어 보니까 독자 타겟이 내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나는 데이터 분석가나 데이터 과학자들이 데이터로부터 어떤 인사이트를 꺼내서 이야기를 풀어내야 하는지 소개하는 책으로 기대하고 첫 장을 펼쳤다. 그런데 이 책은 사실 그런 책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으로 발표나 보고서 작성을 효율적으로, 그리고 의사 전달을 잘하기 위한 가이드를 해주는 책이었다. 

데이터를 강조하는 방법



보고서에서 차트를 활용하는 방법도 지면을 할애해서 설명해 주고 있다. 아주 와닿는 문구가 있었는데 차트가 복잡할수록 핵심이 묻혀 보일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문장은 나 스스로도 굉장히 공감을 하는데 특히 "대시보드를 만들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 적이 있다. 내 대답은 중요하지 않은 것을 덜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너무 많은 것을 보이려고 할수록 오히려 중요한 것이 묻혀 버린다는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책의 저자는 복잡하지 않은 차트를 선호하고 있으며, 중요한 데이터를 돋보이게 표현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강조하는 방법을 여러 예제와 함께 설명해준다. 예제는 굉장히 와닿는다. 무엇을 강조하고 싶은지 한눈에 보이니까.

데이터를 청중에게 한 번에 이해시키기 위한 방법을 "규모에 대한 감각 키우기"이라는 챕터에서 잘 설명해주고 있다. 크기, 거리, 시간, 속도 등으로 비유해서 데이터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신제품 발표에서 제품을 자신의 얼굴 바로 앞에 들어 올렸는데 커다란 화면에 잡힌 모습을 보고 청중들은 제품이 크기를 단번에 짐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 다른 일화로는 아이팟을 공개할 때 메가바이트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바지 주머니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아이팟에 몇 곡의 노래를 저장할 수 있는지를 강조했다고 한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차트를 다를 때 데이터에서 의미를 찾고 분석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쪽은 데이터 분석가가 관심 있게 볼 만한 부분인 것 같다. 하지만 역시나 이 책은 아쉽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데이터 분석가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오히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데이터 기반 보고서를 작성할 일이 많은 분, 혹은 프레젠테이션을 제대로 작성해보고 싶은 분을 위한 책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필연적으로 여러 번의 발표를 하게 될 텐데 그런 걸 생각하면 이 책은 교양으로 훌륭하다. 두께도 적당하니 사회초년생, 혹은 청중이 빠져드는 발표자료를 만들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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