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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자의 글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실과 글의 내용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하십시오. :-)


WITHINNOVATION: WITHCALEY


@이 글은 회사의 입장과는 상관 없는 글쓴이의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현재 서비스플랫폼팀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infra/Backend 에 초점을 맞췄으며 회사에는 당연히(!) 진리의 팀by팀, 부서by부서가 존재할 것입니다. 모든 팀에 해당하는 내용이 아님을 감안하고 읽어주십시오. 또한 개인 블로그의 글이기 때문에 반말체인 것도 양해 말씀 드립니다. (+젊은이는 위드이노베이션 내에서 직원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회사 명함


극성인 미세먼지 덕분에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이었지만 내게는 유독 추웠던 겨울. 칼리(caley)라는 이름으로 위드이노베이션에 합류한지 한달 쯤 되었다. 위드이노베이션 보다는 "여기어때"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이곳에서 한달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느낀점을 신규입사자의 관점에서 날것 그대로 기록해본다. "우리"를 검색하고 이 글을 발견한 구직자의 망설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칼리 소개

얘는 아칼리(akali), 저는 칼리(caley) 입니다.


짧게 소개하자면 임베디드 분야에서 2018년 기준 햇수로 9 년 정도 뒹굴며 C 를 주력으로 사용하여 리눅스 커널과 *NIX 시스템에 올라가는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해왔다.

더 말하면 개인 PR 이 심해지니 이정도 소개로 마치도록 하고, 아무튼 이 경력에 O2O 서비스를 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은 약간 뜬금없다. 더욱이 회사에서 내가 속한 팀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Microservice Architecture (MSA) 를 하고 하물며 언어도 node 를 다루는, 흔히 이야기하는 Backend 개발이다. Javascript 라면 웹 개발자를 붙잡고 감놔라 배놔라 하던 Low-level Language 를 다루던 내가 무슨일로 여기에 있나?

평소 Machine LearningPublic Cloud 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이직을 마음먹었을때쯤 위드이노베이션의 말끔한 채용공고를 우연히(!) 발견해서 서류를 제출하고 면접까지 보게되었으며 결과는 대용량 로그처리를 했던 경험과 나의 발전 가능성 (웃음) 때문에 채용된듯.

"여기어때" 합류 과정

서론이 엄청 길었다. 아무튼 입사 절차는 꽤 신속하게 처리 되었는데 도중에 두 가지를 선택해야 했다. 회사의 영어 호칭 때문에 영어 이름(닉네임)을 정해야 했고 업무 기기를 선택해야 했다. 데스크탑이나 랩탑이 선택 가능한데 랩탑의 모델에는 맥북프로레티나 터치바 모델이 포함된다. 아마도 대부분의 엔지니어는 나와 같은 맥프레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랩탑을 선택한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서브 모니터가 제공된다. 여기서 걱정이 시작된다. 

"터치바 모델의 경우 usb-c 타입 밖에 연결할 수 없기 때문에 보조 기기를 사용하려면 젠더가 무조건 필요하다. 어떻게 해결되려나"

이런 질문이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신규 입사자에게 회사에 굴러다니는 PC 를 잘(?) 정리해서 주던 곳에서 재직을 했던 과거를 비추어 볼 때 타당한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다 필요 없는 고민이었다. 

입사 첫날의 모든 것을 공개함과 동시에 느낀점을 그대로 적어본다.

입사 첫날

  • 매주 수요일에만 입사가 가능하다
  • 첫 날은 면접 봤던 장소로 출근해서 안내를 받는다
  • 회의실로 이동해서 인사팀으로부터 회사 전체에 대한 OT 를 듣고 근로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이후 사원증 사진 촬영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 커뮤니케이션팀(전 젊프팀)과 함께 회사 내부를 순회하며 각 층에 대한 설명과 각 부서의 위치에 대해 상세히 설명 듣는다
  • 추가로 택배나 필요한 사무용품 처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시무용품은 특정 공간에 잔뜩 쌓여있고 갖다쓰면 되는 구조)
  • 회사로고(ㅇㄱㅇㄸ)가 박힌 맨투맨 티셔츠를 받는다. 개인취향이겠지만 필자는 개발자 콘퍼런스 등에서 받는 옷가지를 무척 좋아한다. (+5점)
  • 구내식당과 카페 이용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구내식당의 경우 삼시세끼가 무료로 제공되며 동행하는 모든이도 무료라는 점. (+2점) - 재직자의 경우 카페는 원가에 해당하는 비용은 지불하고 이용가능하다.
  • 이후 자리를 배정 받는다
  • 자리에 와보니 장패드가 깔려있고 그 위에는 맥프레가 놓여있는데 멀티허브(!)가 모니터와 이미 연결되어있다. 필요하면 사용하라는 마우스와 회사 스티커 잔뜩. 그리고 랩탑 도난 방지용 시건장치도 새제품으로 놓여있다. (+10점)
  • 자리 파티션에는 환영한다는 글과 함께 일하게 될 동료의 얼굴과 이름이 코팅되어 붙어있다 
  • 이제부터는 팀 동료들의 케어를 받게되는데 IP 설정부터 내부 메신저 사용, 기타 소소한 것들에 대한 설정을 랩탑에서 고군분투하기 시작한다. Usb-c to ethernet adapter 가 불량인게 한몫 했다. 다행히 인사팀에서 빠른 조치를 해주었다.
  • 내부 보안이 상당히 빡센편이라 널널한 스타트업의 환경(PC에서 개인 메신저 이용이나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 등)을 기대한다면 접는게 좋다.
  • 이렇게 오전시간이 끝나고 점심을 먹게되는데 명성 자자한 구내식당 "맛젊식당"을 이용하게 된다

맛젊식당


입사후 초반에는 개발을 위한 환경 설정이나 주변 정리로 마무리 되었고 며칠 후 부터 주요 회의에 참석해서 귀 동냥을 시작한다. 그리고 본격적인 개발에 투입되게 된다.

기술부채

제일 중요한 동시에 무거운 주제인 기술이야기를 시작 해본다. 귀 쫑긋. 대부분의 기업들은 기술부채가 있다. 다만 차이는 그것을 얼마나 인정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가 이다. 여기어때 서비스는 작년 IDC 환경에서 클라우드로 완벽하게 이전한 좋은 선례를 갖고 있다. 하지만 내가 판단하는 기술부채는 여기서 시작된다. (IDC 환경 자체는 기술부채로 보기 어렵다는게 개인적인 견해이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 피터 삼촌

클라우드의 무한한 컴퓨팅 파워에 맛들리면 눈을 가리는 것들이 몇 가지 생기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인프라 비용이다. IDC 의 환경이라면 비싼 임대료 때문이라도 서버의 시스템 자원을 극한의 상태까지 끌어 썼을텐데 클라우드 환경은 그렇지 않다. 그냥 클릭 몇 번으로 우리의 서버(EC2)가 scale-up 혹은 scale-out 이 가능해진다. 다시말하면 서버의 증설이 너무 쉽게 가능하기 때문에 각 서버의 optimization 이나 관리가 부재로 떠오르게 된다. 사실 MSA 의 기본에는 잘 짜여진 환경이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O2O 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타협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아무튼 향후 고도화나 비용절감을 위한 서버/모듈의 리펙토링은 피할 수 없다.

또한 유행이나 신기술을 따르다보니 다소 아쉽게 적용하고 사용 되는 부분이 존재한다. 이유로는 전문가의 부재가 가장 크게 작용될텐데 사실 새로운 기술에는 전문가가 없다. 먼저 파헤치고 잘 쓰는 사람이 곧 전문가다. 하지만 O2O 시장은 그렇게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다. 결국은 시간이 문제인 듯. 이 부분은 큰 규모의 R&D 조직을 갖춘 기업[각주:1]이 아니면 대부분 비슷하게 안고가는 부분이다. 비용 생각하며 서버를 쥐어짜네 아웃풋을 내다가는 시장의 유행이나 판도가 이미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지.

아무튼 분명한건 위드이노베이션은 현재 직면해있는 여러가지 기술부채를 인정하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R&D센터가 고여있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엔지니어에게 무척 중요한 사실이다. 

개발 자유도 

새로운 개발을 할 때 최신 기술을 survey 하고 라이선스를 침해하지 않는선으로 다양한 시도를 마음껏 해볼 수 있다. 오픈소스 사용을 지향하는데 오픈소스는 이미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어느정도 검증이 된 소스라서 그대로 갖다 썼을 때 안정성과 모듈 개발에 드는 시간까지도 절감할 수 있는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시간이 곧 비용이다). 아무튼, 빠른 개발로 최고의 효율을 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검증이 끝난 소스는 즉시 상용서버에 적용해서 어떤식으로 시장이 반응 하는지 빠르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짜릿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반대로 프로그램의 작은 모듈단위 까지도 직접 만들어서 쌓아올려야 직성이 풀리는 개발자에게는 이 환경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취향의 개발자에게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아닌 appliance 형태의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해당 되겠다.)

자유도 때문인지 이슈 관리나 설계는 아직 아쉬운 부분이 조금 보이지만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으로 커버 가능한 수준이다. 입사한지 이제 한달 되었지만 나아지고 있는게 눈에 보인다. 현재는 모든 상황이 이슈 트래커에 등록되어 관리되고 있다. 이슈관리에 익숙하지 않은 개발자에게는 문서화나 이슈 관리 등에 많은 시간이 빼앗기게 되는 상황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이 좋은 개발자라면 이 상황을 불편하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개발자가 "여기어때"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 장점

개발자라면 당연히 발전 없는 곳에 오래 머물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나 스스로도 기업을 평가할 때 R&D의 기술력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임원 면접 때 CTO 님께 질문을 던져 보았다.

Q: 개발자가 이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나의 존재 ... (생략)

말인즉, 배울게 많은 엔지니어가 회사에 있다는 내용이다. 뭐 이거면 충분하지.

그리고 직접 경험해보니 서비스하는 회사라 그런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삼인행 필유아사언"이라고 세 사람이 길을 같이 걸어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는 말처럼 여러 분야의 스승이 될 수 있는 엔지니어가 많다. 논어에 나온 공자님 말씀인데 사실 스승이 없는 회사도 분명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꼭 챙겨야 하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Amazon Web Service (AWS) 를 배울 수 있는 좋은 동료가 많다는 점에서 가산점을 잔뜩 줄 수 있겠다. 원래는 Google Cloud Platform (GCP) 만 사용해봤기 때문에 무척 좋은 기회로 비교하며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문화

영어 이름을 사용하며 이제 갓 삼년 정도된 기업답게 회사가 상당히 젊은 편이다. 또한 수평문화를 지향하는데 수직문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적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직원복지를 꾸준히 고민한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회사에서 시행중인 주 35시간 근무제를 놓고 일각에서는 어차피 야근으로 인해 주 50시간 하는 것이 아니냐는 갑론을박이 있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다. 대략 늦어도 19~20시면 회사가 조용해지는 편이다. IT 기업에 종사하는 엔지니어의 퇴근시간이 대부분 21시를 초과하는 것에 비하면 나름 빠른 퇴근을 자랑한다. (아 물론, 본인도 18시 정시퇴근을 지향한다. 괜히 이런걸로 시끄럽지 않기를 바람)

업무시간에 의사 결정이나 기술 공유 차원의 회의, 세미나가 많은 편이다. 그로인해 업무에 context switch 가 자주 발생하는데 여러 부서와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겠다. 업무를 어느정도 병렬처리 할 수 있다면 관계 없지만 한 개만 집중하는 스타일의 개발자에게는 고단할 수 있다. 이렇게 회의와 세미나가 많은 것은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는데 거대한 프로세스의 흐름을 읽거나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방법으로 이해하면 장점이고 내 업무 외에는 관심이 별로 없는 개발자에게는 마이너스로 작용될 수 있다. 아무튼 나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고 자동화 하고 싶은 것들이 여러군데 보여서 살짝 좋은 의미로 흥분된다.

내부 보안이 철저한 편이다. USB 사용조차 지양되고 있으며 무선랜 부터 서버 하나 사용할 때마다 보안팀의 결재가 이뤄져야 한다. 한편 휴가처럼 내부 리소스 접근과 상관없는 경우에는 1인 결재 시스템으로 그냥 휴가원을 상신하고 떠나면 된단다.

앞서 잠깐 이야기한 부분인데 기술 토론이나 지식을 공유하기 위해 매주 세미나가 열린다. 이야기 하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준비해서 그냥 발표자로 강단에 서면 된다. 그런 자리를 통해 동료들은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지식을 손쉽게 습득할 수 있다. 이게 상당히 자유로운 자리인데 매주 새로운 주제로 여러 발표자가 대기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보통은 서로 안하려고 꺼릴만도 한데말이다. 아무튼 콘퍼런스를 좋아하는 내게는 꿀같은 시간. 달달하다.

회사 로고가 박힌 맨투맨


정리

회사의 다른 복지 같은 것들은 굳이 여기서 내가 언급할 필요가 없다. 공식홈페이지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미 대부분 공개되어 있기 때문이다. 첨언하자면 CULTULE 에 적힌 모든 복지가 사실(!)이다. 정작 입사 했더니 복지가 많이 바뀌었고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 복지가 대부분인 몇몇 기업을 비춰봤을 때 홈페이지가 꽤 사실적이다. 이런 펙트 체크까지 해야 하는 세상이라니 (...)

아무튼, 숙박이라는 빅데이터 속에서 높은 자유도로 신기술을 마음껏 적용해 볼 수 있는 환경은 Backend 개발자에게 새로운 도전이고 즐거움일 것이다. “어? 난 서버 개발은 잘 모르는데...” 걱정하지 마시라. Backend 분야를 오래했다고 다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숙련가”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분야라도 개발 센스와 능력만 있으면 빠른 시간안에 훨씬 더 좋은 아웃풋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실력있는 엔지니어라면 더 좋고. 아무튼 서비스라고는  경험해본적도 없고 임베디드 바닥에서만 뒹굴던 나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중이니 함께 하고 싶으신 분들은 마음껏 지원해 보시길. 좋은 엔지니어와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채용정보나 복지정보는 공식홈페이지 하단에 Career 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1. Research and Development 가 완벽하게 분리된 기업을 이야기한다. 통상 천명 이상의 직원 규모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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