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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에 대한 잡설

갑자기 잡설이 하고 싶어서 휴대폰 키보드를 뽑아들었다.
요즘 직장인 사이에 가장 핫한 단어인 Work and Life Balance 에 대해서 써볼까하는데 일과 삶의 균형쯤으로 해석하면된다. 혹자는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삶과의 균형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부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가 없는데 특히 가정이 있는 경우 더욱 그렇다 (자취생에게도 필요한). 기성세대의 경우 대부분 집과 멀지 않은 곳으로 직장을 다니며 퇴근 이후 여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 지금 세대는 어떨까? 내 주변만 봐도 1시간 출퇴근 거리는 기본으로 깔고 들어간다. 대부분의 IT 회사가 서울에 즐비해있고 집값 문제는 여기서 써봤자 손가락만 아프지.
워라밸의 기본은 직장인들이 퇴근 후 집에 도착하는 평균 시간을 인지하고 이야기해야 한다. 18시에 퇴근해서 집에 도착하니 20시? 이게 워라밸을 준수할 수 있는 경우인가? 그렇기 때문에 애초에 직장에서 집까지 door to door 시간이 1시간을 넘어가면 이 모든게 불가능해진다. 여유 부릴 시간이 없다는거다. 워라밸을 찾으려거든 집 가까운 곳에 직장을 구하던, 직장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가던 선택해야 하겠다. 이런 와중에 야근에 철야까지 제공(!)하는 회사라면 말 다 했다. 아래서 이야기를 계속해보자.

한편 이런 거리적인 요소를 제외해도 워라밸(여기서의 의미는 거리를 포함한 모든 밸런스를 이야기한다)은 지켜지기 힘들다. 직장에는 ​세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워라밸을 지키는 사람, 워라밸을 지키지 않는 사람, 워라밸을 해치는 사람. 지키거나 지키지 않는 사람은 모두 물리적인 요소(아마도 거리) 때문인 경우가 많다. 혹은 일을 정말 Life 로 바라보는 일 중독인 사람도 해당한다. 여기서 중요하게 살펴볼 부류는 워라밸을 해치는 사람이다. 누구일까?

​​워라밸을 해치는 사람

워라밸을 해치는 사람은 주로 다음과 같은 말을 달고 산다. “벌써 퇴근하세요?”, “저녁 먹으러 갑시다”, “요즘 일찍 가시네요?” 등. 이런 어투는 꼭 직책이 있는 사람 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도 종종 습관적으로 하게 되는데 문제는 이게 뭐가 잘못된지 모른다는거다. 내 경우에는 애초에 “칼퇴근”이라는 말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하는데 “정시퇴근”으로 정정하는 것이 좋다. 09시에 정시출근 하는 것을 칼출근이라고 부르지는 않듯이 말이다. 단순하게 이야기해서 회사(갑)는 09시 전에 와서 을이 업무를 시작할 준비를 강요하고, 18시 이전에 퇴근 준비하는 것을 문제 삼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그런 회사를 정말 많이 봤고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절대 당연한게 아닌데 말이다.

워라밸을 해치고 있는 것은 어쩌면 이미 우리 머리에 깊숙하게 박혀있는 고정관념일지도 모른다. 예전 직장에서 이런 이야기를 팀 회의때 제기한 적이 있다. “퇴근할 때 인사 없이 가시죠” 반론으로 그럼 퇴근한지 모른다, 업무가 어쩌고 등이 있었는데 내 답변은 이랬다. “메신저에서 로그아웃 됐으면 그게 퇴근인거죠. 왜 퇴근을 보고 하고 가야합니까“ 이건 그냥 사례일 뿐인데 확실히 정착되지 못했다. 내 기준으로는 오래된 기업일수록 정착해있는 기업 문화를 바꾸기 어렵다는게 결론이다. 아무튼 우리의 적은 우리의 고정관념이다. 가볍지 않은 주제이므로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다. ( 내 생각이 꼭 정답은 아닐 수도 있다 )

※ 정시퇴근이 일을 덜(!)하고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상사나 동료가 많은 곳에서 일 하고 있다면 빠르게 탈출하는게 답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대한 글은 여기 포함시키지 않겠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들이 deadline 이 정해진 업무조차 처리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퇴근하는 사람들의 핑계거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끗. 그럼 워라밸을 지키러 2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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